01.EdTech Industry

오늘, 에듀테크 안녕하십니까?(긴글/중언부언주의)

전후 60년 고도의 압축성장을 이룬 대한민국

1953년 한국전쟁 후 대한민국은 엄청난 교육열을 기반으로 전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고도의 압축 성장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주도, 수출 주도, 불균형 성장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고 그 시대의 젊은 청춘들은 정의롭지 못한 현실에 당당히 맞서 꽤 오랜 투쟁의 시간을 보냈었다.
성장에 집중한 산업 환경 하에서 학생들은 입시 경쟁을 통해 관료와 대기업이라는 이너서클에 들어가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해왔었고, 교육도 입시를 중심으로 모든 것이 맞춰져왔다.
OECD를 포함한 유수 기관들이 발표하는 지표는 대한민국의 뼈아픈 교육의 그늘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25세 이상 65세 미만의 성인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OECD 18개국 가입국 중 12위 수준”
“2019년 OECD 청소년 행복지수 22개국 중 20위!”

지속적으로 도전해온 교육 혁신의 노력

대한민국 국민들은 성장 중심의 경제가 빚어낸 어두운 그늘을 해소하기 위해 본질적으로 교육을 혁신해야함을 이해하고 꽤 오래전부터 다양한 교육 혁신에 도전하고 있다.
대안학교의 최초라고 불리는 간디학교가 1997년 시작되었고, 전세계 최초로 사이버 가정학습이 2004년에 추진되었다. 당시 사이버 가정학습은 전세계적으로 유래없는 도전이었고 전 세계가 주목했다.
2007년에는 과목별 전용 교실을 활용한 학생 맞춤형/참여형 수업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교과교실제가 추진되었다. 2009년 개정교육과정을 통해 기존 교육과정을 전면 개정-미래형 교육과정 체제로 전환되었고, 혁신학교에서부터 혁신교육지구, 마을교육공동체로 혁신교육의 움직임이 확대되었다.
2011년에는 ICT를 활용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교육의 혁신 가속화를 위해 스마트교육 추진전략이 수립되었고, 이어 디지털 교과서가 공교육에 도입되기 시작했으며,  2015년 개정교육과정에서 본격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에게 요구되는 창의 융합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체제로 전환을 본격화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정치를 이겨내면서 교육의 혁신을 꾸준히 추진해온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수 없다.

1학기 원격 교육 안녕하셨습니까?

2019년 우한에서 발발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바이러스로 인한 전 지구적 카오스 상태가 현실이 되었다.
2월 18일 31번 대구 확진자가 신천지 교인으로 밝혀지고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기하급수적인 바이러스 전파가 됨에 따라 도시 마비상태에 이르렀다. 코로나 팬데믹은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을것으로 전망,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방안을 모색해야했다.
교육부는 4월 3일, 단계적 온라인 개학을 하기로 결정했고, 최소 300만명의 학생이 온라인에 접속해서 수업을 해야하는 과거에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우리에겐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지금까지 정부 주도 구축/운영 시스템을 일괄 활용하는 방식의 폐쇄적 교육정보화 시스템 구조였다!
사이버 가정학습의 대를 잇는 이학습터와 EBS가 재난 상황을 감당해보겠다고 제안한 EBS온라인클래스, 그리고 학습관리시스템이라기 보다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였던 클래스팅, 클라썸, 하이클래스, 교육영역과는 무관했던(?)상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네이버밴드와 카카오톡, 그리고 전세계 교육 시장의 새역사를 쓰고 있는 구글 클래스룸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현 상황에 총 동원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이것이 최대였다.
구글 익스피디션을 활용한 가상 체험 수업, 플립그리드를 활용한 글로벌 프로젝트.. 이런 것은 현재의 관심사가 아니다. 이제는 더이상 보고용 문서상의 숫자가 아니라 시스템이 메가급 트래픽을 버틸수 있는가가 문제였다.
수차례 서버의 셧다운과 정책/운영담당자들의 피를 말리는 매주 월요일, 그리고 개발자들의 밤낮을 잊으며 버틴 노력들로 접속안정화를 이뤄냈다.
KEDI에서 발간한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한 전세계 국가들의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의 대응 조치는 충분히 박수 받을만 하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정말 박수 받을 일이었던가?
돌이켜보면 2004년 사이버 가정학습 부터 우리는, 교육에 ICT 라는 도구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1년에는 스마트 추진전략이라는 기본계획을 세웠고, 2020년 교육부 업무계획에서는 에듀테크 활용 확대 등 전방위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처: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장상현 박사
만약 이러한 노력이 문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으로 실행이 되었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우리는 교육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수용적이었나?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 그리고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인해 여러개의 직업을 가져야만 하는 노동환경, 우리는 예측불가능하게 변화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교육의 노력 만큼이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서 고민해왔던가?
누구도 자신있게 YES 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멕킨지&컴퍼니 해리 로빈슨(트랜스포메이션 리더)는 디지털 혁신 도전기업 70%가 실패라고  주장했다. 실패의 원인은 CEO가 과감한 목표 설정 못하고,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속할 정도로 조직이 건강하지 않을때, 직원 참여를 끌어내지 못하면 좌초되고 파일럿의 함정(Pilot Trap)에 빠진다. 라고 말했다.
우리는?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는데 있어 믿음을 가지고 일관되게 추진해온 교육계의 큰 리더가 우리에게 있었던가?
  • 기존 조직들은 혁신을 수용하는 건강한 조직이었나?
  • 직원들이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나?
  • 파괴적 혁신으로 없어질지도 모를 내 자리에 연연해서 혁신에 저항하지는 않았던가?
이런 질문들을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봐야한다. 어쩌면 코로나 19 팬데믹이 그 해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2020년 대한민국 에듀테크 혁신 생태계를 위한 제언

인공지능, 빅데이터, 디지털 트윈 등 4차 산업을 이끌어가는 파괴적 기술은 기존 기득권 체제를 해체했고, 언번들링을 통해 빠르게 혁신의 성장을 만들어 왔다. 더이상 중앙 집중형 예산사업 방식은  시장의 수요에 따라 빠르게 피보팅하고, 성장(Scale-Up)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적절치 않았다. 그래서 영국을 비롯해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내부에서의 혁신보다는 외부로부터의 혁신 “오픈이노베이션”을 채택했다.
대한민국은 교육의 본질적 혁신에 있어서 빠르게 성과를 만들어 왔으나 디지털을 통한 혁신은 여전히 국가 주도적 환경,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저항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들과 민간 기업들이 공존 공생하며 에듀테크 생태계를 가꾸기애는 어려운 환경이었다. 클래스팅과 같은 체인지 메이커로서 혁신을 추구하는 몇몇 기업을 중심으로 외로히 생태계를 개척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 교육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에듀테크 결합 가속도는 엄청나다. 기존 서비스에 인공지능/빅데이터 기술들을 도입해 학습경험의 혁신을 만들어 냈고, 기록적인 투자대비 회수 가치 방정식을 완성해 왔다.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에듀테크 서비스는 시장이 있는 외국어와 수학 영역에 많은 분포를 보여왔다. 당연히 투자와 회수를 통해 진화를 해내가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정부주도의 통합형 중앙집중의 방식으로는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학교현장의 문제와  교수학습모형을 지원하는 에듀테크 서비스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정부도, 기업도,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의 사회적 공감대가 점점 확산되어 가고 있다.
지난 5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지원으로 에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초조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주로 민간 에듀테크 기업,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심층 조사에서 “미래교육을 위한 기반 인프라로 에듀테크 서비스 활성화 환경 조성을 위해 어떤 제도 개선이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에
참여자들의 의견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1. 에듀테크 도구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법제도/ 규제개선이 필요하다.
  2. 중앙집중식에서 지속가능한 자유경쟁을 할 수 있도록 에코시스템을 만들어달라.
  3.  제품이 학교의 사용자에게 적합하게 만들어 질 수 있도록 테스트 베드와 연구 지원을 해달라였다.
이것만 개선하면 에듀테크 도구를 활용한 수업의 혁신과 K-에듀의 성공적 모델이 과연 만들어 질수 있을까?
이 글을 읽는 어려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물론 현재 기사화 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2번 자유경쟁 에듀테크 에코시스템’ 역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의 입장이 다르고 부처간 거버넌스가 명확하지 않아 여전히 안개속이다.
온라인 개학 1달 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점유율이 15% 였다. 강의식 수업이 아닌 다른 수업모형을 운영해보고자 하시는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사용해보면서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까?
다양한 도구, 컨텐츠들과의 결합을 통해 궁극적으로 사용성, 효과성, 수월성을 높이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전략적 동맹구축을 통해 전세계의 품질이 검증된 서비스들을 그들의 이너써클로 바인딩 하고 있다.
산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 과거 18세기 미국의 경기부양을 위해 해밀턴이 추진하던 방식처럼 초기 산업보호를 위한 한시적 관세 부과 등의 제재적 조치를 하는게 옳을까?  이미 많은 선생님들은 프로젝트 중심/과제 중심의 수업에 글로벌 솔루션을 너무나 잘 활용하고 있다. 산업을 이유로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는 훌륭한 글로벌 에듀테크 도구를 뺏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에듀테크 산업계는 어떤 전략적 포지션을 취해야할까?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있는 영국 에듀테크 사례

“Data is Oil”이란 문구는 많이 봤을 것이다. 유럽은 데이터에 대한 개인정보보호 확대와 함께 데이터 기반의 승자독식 구조를 제거하기 위해 GDPR을 강화했다.
영국은 2010년부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에듀테크 도구를 개발을 민간시장으로 전환 시켰고, 학교망 강화와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여 빅데이터 운용 체계 마련하고, 각종 상호운용 표준 체계 구축했으며 실질적으로 학교에 유용한 제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품질관리 체계 및 에듀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교육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과정과 Private Lab을 마련했다.
영국 정부는 교육에서 기술을 활용해 혁신할 수 있는 지점을 식별하고 다양한 챌린지를 통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관된 에듀테크 정책 실행을 위해 교육부, 산업에너지부, 산업계가 모두 참여한 EdTech Leadership Group을 운영하고 있다.
핀란드 헬씽키에서 배로 두시간이면 도착하는 한반도의 0.2배 에스토니아에서는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혁신을 강화하기 위해 EdTech Master Teacher를 선발, 2년 연수과정을 통해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모형 설계 및 적용 과정을 교육 하고, 에듀테크 활용 페다고지를 학교에 확산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라고는 이야기 했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 보면 영국정부는 영리한 정부주도 방식인것을 알게된다. 에듀테크 서비스들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올려서 빅데이터 운용환경을 만들고, 디지털 마켓플레이스에 구독방식을 채용함으로써 철저한 사용자의 평가를 받게 하며, 혁신 지점 역시 정부가 지정해서 스타트업들이 해당 영역을 혁신하게 한다.

우리 교육 발전에 에듀테크가 기여할 소소한 부분!

미네르바 스쿨 대표 벤넬슨, 액티브 러닝 포럼 기반의 미네르바 스쿨을 운영하는데는  WebRTC, LTI, AI, Bigdata, 뇌과학 등 꽤 많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늘 이런 이야기를 한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고 교육의 본질이 중요하다.”
그렇다.
잘 만들어진 에듀테크는 교육의 본질이 녹아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만들어내는 에듀테크 도구는 10년 넘게 노력한 혁신교육의 노하우가 담겨져야 한다. 그리고 교수자 업무경감, 교원의 전문성 신장, 특수교육 등 학교 현장의 문제를 스타트업, 교육 기업들이 머리를 모아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인정받는 에듀테크 만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총체적 교육환경/학습경험에 대한 제고/변화라는 교육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성공과 퇴보의 기로에 놓여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교육부총리 유은혜 장관께서 “원격수업은 미래교육 대전환의 첫걸음이 될것”, “감염병 상황이 아니더라도 교육운영에서 블랜디드 러닝이 지속될 것”이고 교육과정 개편에도 담겠다고 했다.
1학기 잘 버텨준 이학습터와 EBS온라인 클래스, 네이버 밴드, 구글 클래스룸,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선생님과 학생이 이렇게 정부가 제안한 최소한의 플랫폼을 자유롭게 벗어나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엄청난 글로벌 지식과 연결의 세상이 열릴것이다.
Skype In the Classroom을 통해 스페인의 시골 초등학교와 프로젝트도 할 수 있고, 구글 익스피디션을 활용하면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도 더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난 7월 29일 목요대화에서 정세균 총리께서 마지막으로 언급한 문구가 있다. 기업은 시속 100마일의 속도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지만, 정부와 관료조직, 정책과 법제도는 30마일도 안되는 속도로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앨빈토플러 <부의 미래>라고 현 상황을 빗대어 이야기 했다.
대한민국은 30마일이 아니길 기대해본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