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May 24일

에듀테크 생태계 두번째 이야기

열린정부(Open Government)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꽤 오래전이다. 무들(Moodle)에 대한 관심이 오픈소스(Open Source)에 대한 관심으로 다시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Free Software Movement)으로 이동하다 결국은 열린정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이다.

열린정부에 대한 공부가 깊지 않으니 잘 정리된 내용을 소개하는 것으로 열린정부라는 개념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대신 전한다. 

‘오픈 거버먼트 플랫폼’이 중요한 까닭 | Bloter.net

오픈 거버먼트 플랫폼의 핵심가치는 정부의 투명성 확보와 시민의 참여(Transparency And Citizen Engagement)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은 “데이터 공유”라는 관점에서 매우 일반적인 역할, 데이터 제공자와 소비자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보여줍니다. 다만 그 주체가 정부와 시민으로 구체화되었습니다. 정부는 데이터를 공개하고 시민과 커뮤니티는 데이터를 사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듭니다. 이런 과정에서 가치있는 피드백이 만들어지고, 정부의 투명성과 효율성은 증가합니다. 오픈 거버먼트 플랫폼(소프트웨어 또는 솔루션)은 열린 정부 데이터를 내외부와 상호연결해 주는 플랫폼이며, 데이터 관리(data management)와 데이터 포털(data portal)이라는 핵심 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플랫폼의 핵심은 시스템이 아니라 데이터다. 생태계 논의에서 각 시스템의 기능적 위상보다는 데이터의 위상에 대해 집중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이스(NEIS)에서 다루고 있는 개인정보 혹은 공개되었을 경우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정보의 위치가 공공에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모든 시스템적 기능을 공공에서만 다룰 수 있도록 한 것은 데이터와 시스템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은 탓이다. 시스템의 위상과 데이터의 위상을 동일하게 보는 순간 앞으로 이뤄질 생태계에 대한 모든 논의가 공공 중심으로 갈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논하기 전에 이 기본 개념을 두고 데이터를 어떻게 순환시킬지를 가지고 논의를 시작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데이터 수집의 대상(Target), 데이터의 수집 방식(Technology), 데이터의 형식(Standard), 데이터 분석의 방식(Learning Analytics), 데이터 분석의 활용(Application), 데이터의 관리와 활용의 주체와 각각의 역할(Governance), 데이터 오픈에 대한 위험성(Security) 등이 다뤄져야할 주요 주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어렵다. 시장도 없고 우리한테 이걸 다룰 수 있는 충분한 엔지니어도 충분하지 않다. 그게 문제다. 그래서 그런지 데이터 생태계를 이야기할때 마주하게 되는 장면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비관론이다. “말은 좋지만 그게 되겠어”

사실 가장 자신없고 가장 설명이 어려운 부분이긴 하다. 이런 이야기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지만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 항상 꼬리를 내리는 이유는 말에 대한 책임지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Snapshot Removal FAQs

에드모도(Edmodo)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익사업을 하던 몇 안되는 기업이었다.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서비스를 무료로 오픈하는 대신 분석된 데이터를 학교 단위로 유료로 서비스(Snapshot for School)하는 방식을 택했던 것인데 2014년 의욕적으로 출발한 서비스가 2018년부터 더이상 서비스되고 있지 않다. 한마디로 망한 것이다. 데이터로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후 4년만에 서비스가 중단된 것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서비스 중단의 이유는 시장내에 이러한 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많지 않다는 것과 서비스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교육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에서 그리고 걸출한 성과를 거두었던 대표적 교육서비스가 데이터 서비스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데이터 비즈니스에 대한 비관론의 충분한 근거가 된다. 앞으로 우리안에 데이터 생태계가 만들어지더라도 데이터 생태계가 갑자기 출현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는 근거는 에드모도 사례를 제외하고라도 수만가지가 더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 데이터 생태계의 당위성과 더불어 결과의 성공여부를 긴호흡으로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듀테크 생태계에서 데이터 이야기를 빼둘 수 없는 이유는 교육(Education) 데이터가 국가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농업(Agriculture), 보건(Health), 에너지(Energy)와 더불어 열린정부의 핵심 주제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적인 관점으로만 데이터를 다룰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에드모도 데이터 서비스의 실패를 교육 데이터 산업 전반의 실패로 읽을 것이 아니라 미국이 교육을 바라보는 태도, 교육조차 민간 비즈니스 영역으로만 보고 있는 태도의 실패로 읽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 거버넌스에서 놓지지 말아야하는 부분이 있다면 교육 데이터 관리의 공공성 확보와 동시에 당분간은 민간영역에서의 다양한 활용도 공공적인 측면에서 지원되고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회의론이다. “그래서 어쩌자는 건데?”

부정적으로만 판단하는 비관적 태도와는 조금 결이 다르지만 그렇다고 마냥 긍정적인 태도는 아니다.  “어떻게” 부분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입장을 말하는 것이다.

에듀테크 생태계 그 첫번째 이야기

앞선 글에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공영역의 역할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했지만 민간에 있어서도 주요 주제가 데이터를 벗어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민간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논의 내용에 데이터가 주요 주제로 등장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이건 그동안 사업을 하며 학습된 결과일 수도 있다. 예전 SCORM, QTI 그리고 최근 Caliper나 xAPI, Learner Profile 등의 데이터를 다루고 있는 주요 표준이 그동안 중요한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한정되어) 실제 비즈니스를 만들어준 사례나 학습자의 수월성이나 교사의 업무 경감 등 공교육계의 주요 이슈에 기여를 한 바가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로 인해 비즈니스 관점에서 데이터 생태계가 만들어지더라도 당장은 이를 다룰만한 상상력이나 스킬이 우리에게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다뤄야할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시작되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데이터 관리(Data Management)하는 주체는 당연히 정부가 되어야 하고 이를 활용(Data Portal)하는 주체는 민간영역이 되겠지만 당분간은 민간에게 충분한 동기부여를 해야함과 동시에 생각보다 긴 시간을 줘야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들어 이러닝 산업이 에듀테크 산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데이터를 무기화하여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리(KnowRe)뤼이드, 아이브릭스 등은 이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훌륭한 사례들이다. 생태계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 지금 이런 자연발생적인 기업들의 탄생과 성장을 손놓고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상황이다. 시간을 당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 지를 함께 고민해야하는 이유다. 

민간 영역에 팽배해 있는 비관과 회의를 다루는 방법은 어쩌면 단순할 수도 있다. 예상 가능한 지속적인 교육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영국에 존재하는 에듀테크 기업의 수가 1,000개가 넘는 이유와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영국의 교육시장이 연간 30조가 넘기 때문이 아니라 영국 교육의 발전을 에듀테크의 성장과 같이 보고 있는 정부의 인식과 태도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다. 나머지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기다려 보면 어떨까 싶다.

Let it be…

 

출처 : 쑥갓선생